(뉴스기사)성폭력상담소협 "19세미만 성폭력피해 비중 30% 육박…3년째↑
"온라인그루밍 확산해 미성년자 성범죄 심화"…아동·청소년 가해자도 증가
가해자 20%는 '친밀한 관계'…친족성폭력 피해자 절반 미성년
여성 피해자 비중 90%…남성 피해자수 3년간 70.3% 늘어
온라인 그루밍 (PG)[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최근 3년간 성폭력 피해자 중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피해자 비중이 매년 증가해 3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환경에서 온라인 그루밍 등 신종 수법이 확산하면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26일 2022∼2024년 성폭력 피해자 상담 통계를 분석한 '2024년 성폭력 피해자 지원현황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성협은 9개 권역 132개소의 상담소로 구성된 단체다.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성폭력 상담소에 접수된 전체 피해 인원은 2022년 1만5천416명, 2023년 1만5천542명, 2024년 1만4천874명이었다.연령별로 보면 만 19세 미만 아동·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2년 27.6%, 2023년 28.1%, 2024년 28.6%로 매년 증가했다.
전성협은 "디지털 공간이 아동·청소년의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이를 매개로 한 디지털 성폭력이 빠르게 심화되고 있다"며 "온라인 그루밍으로 접근해 사진·영상 전송을 요구한 뒤 협박·유포에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피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동·청소년이 가해자인 비율도 상승세를 보였다.19세 미만 미성년 가해자는 2022년 1천962명, 2023년 2천42명, 2024년 2천69명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가해자의 약 13%를 차지했다.
전성협은 "폭력적 콘텐츠 노출, 왜곡된 온라인 성 인식, 미흡한 성교육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최근 3년간 성폭력 피해자 중 여성은 약 90%를 차지했으나 남성 피해자도 2022년 896명에서 2024년 1천526명으로 70.3% 늘었다.
전성협은 "군 성폭력 사건의 민간 이관으로 상담 연계가 확대됐고, 남성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폭력 증가도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가해자 관계를 보면 배우자·애인·데이트 상대자·친·인척 등 이른바 '친밀한 관계'가 2024년 전체의 20.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성협은 "가까운 관계일수록 접근성과 통제력이 높아 신체적 폭력뿐 아니라 디지털 폭력·감시·스토킹 등 다양한 형태의 성적 자기 결정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친족 성폭력 피해는 최근 3년간 1만7천45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강간·유사 강간이 53%, 강제추행이 41%를 차지했다.
피해자의 51.2%는 미성년자였고, 가해자는 부모(33.6%)나 친인척(27.8%)이 대부분이었다.법적 지원을 요청한 1천632명 중 31%는 신고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전성협은 "현행법상 13세 미만 피해자에만 공소시효가 배제돼 13∼19세 피해자의 경우 공소시효가 지나면 고소를 할 수 없다"며 미성년 친족 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했다.
차민지(cha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