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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기사>보완수사가 뒤집은 3대 사건…10월2일 이후였다면 결론은?

‘장윤기·해든이·돌려차기 사건’ 새 제도에 대입…“같은 결론 장담하기 어렵다”

‘수사 검사’ 사라지고 서면 요구만…수사 ‘핑퐁·증거 멸실’ 막을 안전장치 절실

 

 2026년 10월 2일 0시. 검찰청 해체와 함께 대한민국 형사사법 체계의 지형이 바뀐다. 앞으로 공소청 소속 검사는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만 가능하다. 생후 4개월 해든이 학대 사망, 장윤기의 광주 여고생 살해 및 경찰의 부실 수사,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실체 규명과 반전은 모두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라는 장치로 교차 검증을 거쳤기에 가능했다.

 10월 이후 ‘수사 검사’가 증발하는 새 시스템이 작동하면 1차 수사의 구멍과 오류가 치명적인 결과로 굳어질 수 있다. 시사저널은 세 사건이 10월 2일 이후 발생하는 경우를 가정해 수사에 직접 참여한 검사와 범죄 피해자, 변호사 등 전문가들과 대조했다. 법조문과 실제 수사·재판 현장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드러났다.

 장윤기는 5월 5일 광주에서 길 가던 여고생을 살해했다. 경찰은 9일 후 살인 등 혐의로 장윤기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우발 범죄가 아닌 성폭행 목적의 범행이라고 판단하고 6월 2일 강간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경찰 송치 19일 만이었다. 

 하지만 10월 2일 이후라면 이 과정은 달라진다. 공소청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다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증거를 확보하는 대신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실제 사건이 ‘경찰 송치→검찰 직접 보완수사→19일 후 기소’였다면, 앞으로는 ‘경찰 송치→공소청 보완수사 요구→경찰 재수사→공소청 재검토→기소’로 바뀐다.

 경찰은 원칙적으로 요구를 받은 날부터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하고, 필요하면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수사관들의 사건 부담이 큰 상황에서 기한을 넘기면 경찰과 공소청 사이에 반복적인 사건 재이송, 이른바 ‘핑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구속 사건은 시간이 더 촉박하다. 피의자는 열흘 안에, 연장해도 최장 20일 안에 기소하거나 석방해야 한다. 반면 보완수사는 경찰 재조사와 회신, 공소청 재검토까지 길어질 수 있다. 충분한 증거가 제때 확보된 상태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공소청은 불완전한 상태로 피의자를 기소할지, 추가 수사를 기다리다 구속기간 만료를 맞을지 판단해야 한다. 해든이 사건과 부산 돌려차기 사건도 같은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다.

 장애인권법센터의 김예원 변호사는 “기관 간 보완수사 요구와 재요구가 반복되면 사건은 제자리걸음을 할 수 있다”며 “다른 수사기관이나 중수청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게 한 것도 통제 장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건이 여러 기관을 공식적으로 돌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윤기 사건처럼 초동수사팀의 증거 누락·정보 유출 의혹까지 불거지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현재는 검찰이 부실 수사 의혹을 포착해 직접 강제수사에 착수하지만, 앞으로는 이를 다른 기관에 넘겨 방대한 기록을 재검토하게 해야 한다. 본류 사건의 기소 여부를 공소청이 판단하는 사이에 증거인멸 수사를 진행하는 타 기관이 핵심 증거물을 뒤늦게 확보하면, 이를 장윤기 혐의 변경에 적용하는 연결고리가 끊길 수 있다.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을 지낸 정지웅 변호사는 “검사가 기록에서 명백한 누락을 발견해도 직접 보완할 수 없다면 기관 간 재이송과 담당자 교체, 기록 재검토가 누적될 수 있다”며 “검사의 직접수사 권한 폐지로 인해 수사 결과에 대한 다층적 검증 기능 약화를 피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어 “경찰의 초동수사 자체가 잘못된 경우 재판단을 맡기는 방식만으론 충분한 교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사건 적체와 수사 지연이 만성화되면 피의자의 불이익이 가중되고, 피해자의 일상 복귀가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4800개 영상 분석한 ‘두 번째 눈’ 사라진다


 생후 4개월 영아 학대 살해 사건도 10월 2일 이후라면 같은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경찰은 친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홈캠 파일 4800여 개를 분석하고 피의자를 대면 조사해 살인의 고의를 인정,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송치 전부터 사건을 들여다봤다. 담당 검사는 경찰의 긴급체포 관련 기록을 검토하며 아동학대 사망 가능성을 의심했고, 경찰에 촌각을 다투는 홈캠 확보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10월 이후에는 같은 방식의 개입이 어렵다. 공소청 검사가 사건을 인지하더라도 직접 증거 확보에 나설 수 없고, 송치 뒤에도 홈캠 분석을 수사 행위로 직접 이어갈 수 없다.

 검사가 기록 검토 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피의자를 만나더라도 그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자료는 법정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결정적 자백이나 새 단서를 얻더라도 증거화하려면 다시 경찰 수사나 법원의 증거조사를 거쳐야 한다. 피해자가 사망했거나 스스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영아·장애인 사건에서는 이런 구조가 더 치명적일 수 있다. 가해자가 친족이고 피의자별 체포·구속 시점까지 다르다면 증거 은폐 위험도 커진다.

 해든이 사건은 공판 단계의 단절도 보여준다. 당시 수사 검사는 1심 공판에 직접 참여해 홈캠 재생 필요성을 설명하고,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사건의 맥락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강력·고난도 사건에 수사 검사가 공판 검사와 함께 법정에 들어가기도 한다. 앞으로는 ‘수사 검사’ 자체가 사라져 사건을 직접 파고든 사람과 법정에서 입증하는 사람 사이의 연결이 약해진다.

 해든이 사건 수사팀 관계자는 “수사·기소 과정에서 하나라도 공백이 생겼거나 다른 절차로 진행됐다면 1심 무기징역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수사 검사가 재판에 들어오는지를 상당히 예민하게 보는데, 앞으로 법정에서 기존 진술을 뒤집는 경우가 더 빈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판사 출신으로 범죄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오지원 변호사는 “검찰 개혁은 공소 제기·유지 기능을 정상화해 법정에서 피해자를 대변하는 방향이어야 하는데 현재 논의는 권한 배분에 매몰돼 있다”며 “검사가 사건을 기록으로만 검토하면 공소 유지도 형해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혐의 두 번 뒤집힌 부산 돌려차기 사건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초동수사부터 항소심까지 혐의가 두 차례 바뀌었다. 경찰은 가해자를 중상해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 후 살인미수로 기소했다. 항소심에서는 피해자와 검찰이 성범죄 목적 범행 여부를 밝히기 위한 DNA 재감정을 요청했고, 피해자 청바지 안쪽에서 피고인의 Y염색체 DNA가 검출되면서 강간살인미수로 공소장이 변경됐다. 중상해→살인미수→강간살인미수로 사건의 실체가 확장된 것이다.

 당시 주임검사였던 김세희 변호사는 “경찰은 사건 초기 성폭행 정황을 입증할 핵심 증거인 피해자의 속옷과 청바지 안쪽 면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감정 의뢰를 진행하지 않았다”며 “피해자의 중상(입원)으로 즉각적인 진술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수사기관의 주도적인 잔여 물증 확보 절차가 생략됐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 수사 단계에서 성범죄 목적 범죄를 의심, 경찰의 유류품 감정 누락 사실을 확인하고 피해자 가족이 보관 중이던 의류를 뒤늦게 확보했다”며 “이후 항소심에서 재차 진행된 청바지 안쪽에 대한 정밀 감정에서 성폭력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DNA가 검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10월 2일 이후라면 보완수사 요구를 서면으로 보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에는 적정한 시점이 있는데 그사이 중요 증거가 멸실될 수 있다”며 “피해자가 국가 시스템이 아니라 ‘운’에 수사 결과를 맡겨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새 제도에서도 공판 검사가 새로운 의문점을 발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실관계 확인 과정에서 확보한 진술·자료는 곧바로 증거로 쓸 수 없다. 경찰에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법원의 증거조사를 거쳐야 한다. 돌려차기 사건처럼 재판 도중 새로운 범죄 가능성이 드러나는 사건에서는 ‘의심의 발견’과 ‘증거화’ 사이에 한 단계가 더 생기는 셈이다.

 피해자에게 새로 부여된 기록 열람·등사권에도 한계가 있다. 수사기관은 등사 기록의 사용 목적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일 수 있고, 이를 위반해 제3자에게 기록을 교부·제시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피해자 스스로 기록을 검토할 길은 넓혔지만 외부 전문가나 언론 등을 통해 수사기관 판단을 검증받는 데는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안전망 늘렸지만 곳곳에서 지연·충돌·딜레마


 여당은 보완책으로 아동학대·가정폭력·성범죄·아동성범죄·스토킹·장애인학대·노인학대 등 7대 범죄의 전건송치를 추진 중이다. 경찰이 불송치로 끝내지 않고 사건을 공소청에 보내 ‘두 번째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부실 수사가 확인되면 중수청 전담부서가 보완수사를 맡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건송치는 사건을 공소청까지 보내는 장치일 뿐, 잘못된 혐의 판단까지 바로잡지는 못한다. 해든이 사건은 이미 아동학대 사건으로 전건송치 대상이었지만 경찰은 ‘치사’로 송치했고 검찰 보완수사를 거친 뒤에야 ‘살해’로 바뀌었다.

 전건송치 적용 여부도 초기 죄명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성범죄를 단순 폭행으로, 장애인학대를 일반 사기·횡령으로 판단하면 특별 보호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예원 변호사는 “실제 사건은 법전에 적힌 것처럼 하나의 죄명으로 명확하게 시작되지 않는다”며 “같은 사실관계도 어떤 수사관은 장애인학대로, 다른 수사관은 사기나 횡령으로 볼 수 있다. 수사 통제를 받을지 여부가 최초 담당자의 법률 판단에 의해 결정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추가 입법과 실무 장치가 10월 2일 전까지 얼마나 구체화되느냐가 관건이다.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제도 개편 과정에서 ‘수사는 생물’이라는 점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며 수사·기소 분리를 전제로 하더라도 기관 간 견제와 협력이 수사 초기부터 작동하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형사소송법 제195조 제3항을 활용해 경찰이 수사 초기 검사에게 법률 판단과 증거 수집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조기 자문’을 활성화하면 사후 보완수사를 줄일 수 있다”며 “영국 사례 등을 참고해 대통령령인 수사준칙에 구체적인 협력 방식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변호사는 “강력 범죄, 가정폭력, 성폭력, 노인·아동 학대 등 피해자의 신속한 구제가 필요한 범죄에 대해서는 초기부터 경찰이 검사의 자문이나 지휘를 받으며 협업하도록 규정을 명시해야 한다”며 “공소시효 임박 사건이나 증거 보완이 필수적인 기소 직전 단계에서는 검사가 직접 피해자를 조사하거나 수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적인 권한을 부여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출처: 시사저널​


보완수사가 뒤집은 3대 사건…10월2일 이후였다면 결론은? < 사회 일반 < 사회 < 기사본문 - 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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